2026년 9월 26일 토요일

21세기 MSX 활용 #7 - ROM 카트리지 에뮬 (1)

카트리지 중 주변기기로 제작된 것들을 제외하면, 순수 S/W로 된 ROM 카트리지가 남습니다.

이런 카트리지의 롬을 덤프하면 대략 아래의 4가지 종류가 나옵니다.


- 유틸리티 16KB, 32KB

- BASIC 게임 16KB

- 게임 16KB, 32KB, 48KB, 64KB

- 게임 메가롬 (128KB ~ )


MSX1 용 프로그램(유틸, 게임 등)은 램 요구사항이 8KB 또는 16KB입니다.

BASIC 게임은 코드가 Page 2로 매핑되도록 정해져 있어요.


용량이 16KB, 32KB, 48KB인 롬들은 램 64KB 기종에서 쉽게 에뮬을 할 수 있습니다.

주의 할 부분은, 여기서 램 64KB는 단일 슬롯에 장착된 램을 의미한다는 건데요.

만약 램 32KB 달린 MSX1의 외부 슬롯에 32KB 확장램을 장착하면?

MSX-DOS를 쓸 수는 있지만 게임롬 에뮬은 불가능합니다.


보통 게임 코드는 자신의 코드가 같은 슬롯에 있기 때문에 기동 시, Page 1,2의 슬롯을 맞춰주게 되는데요.

슬롯이 서로 다른 경우는 엉망이 되면서 실행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물론 게임별로 하나하나 패치롬을 따로 만들면 되긴 하겠지만, 시간낭비겠죠?ㅋ


만약, 램 64KB인 기종의 Page 0,1,2 (0000H ~ BFFFH) 램에 롬을 로딩 후 재부팅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 컴퓨터는 램 16KB 기종에 롬 카트리지를 꽂은 것처럼 동작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램 64KB 또는 128KB 기종이 주류였던 국내는 복돌이 천국이 될 수 밖에 없었죠.

물론 게임 제작사가 이걸 막으려고 카피프로텍션 코드를 넣었지만, 크랙은 뭐 금방이죠 ㅎ.ㅎ;


그럼, 남은 건 64KB 용량의 롬과 메가롬인데요.

16K 롬매퍼를 쓰는 64KB 롬 -> 메모리 매퍼로 에뮬가능

롬매퍼가 없는 64KB 롬 -> Page 3의 데이터 접근 코드를 별도로 구현하거나 

 8K 롬매퍼의 메가롬 -> 메모리 매퍼로 분할 로딩 시 속도저하 발생 (실사용 불가능)

16K 롬매퍼의 메가롬 -> 메모리 매퍼로 에뮬가능


메모리 매퍼로 에뮬을 하려면, 본체의 메모리 용량이 롬 사이즈 보다는 커야합니다.

자낙EX처럼 롬 사이즈가 112KB인 경우는 아이큐2000의 램 128KB에서도 에뮬이 가능합니다.

수퍼람보 스페셜은 타이틀 그래픽을 제거해서 용량을 줄여놓은 버전도 나오고 그랬네요.


문제는 MSX2 본체만으로 에뮬이 불가능한, 8KB 매퍼를 쓰는 메가롬인데요.

ASCII 8K, KONAMI 8K, KONAMI SCC 류의 매퍼를 쓰는 롬이 되겠습니다요.

이건 딱히 방법이 없죠.

롬 대신 램 카트리지에 매퍼를 넣어서 에뮬을 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80년대에 나왔던 블랙박스, 디럭스박스 류의 기기입니다요.


TTL 로직칩으로 범용 매퍼를 간단하게 구현해서 넣고,

게임롬에서 해당 매퍼를 쓰도록 패치해서 램 카트리지에 로딩하면 끝!

언제부터인지 이런 기기를 MegaRAM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저도 걍 그렇게 부르고 있네요.


코나미의 스내처, SD스내처에 들어있는 SCC-I 사운드 카트리지는 램이 64KB가 들어있는데요.

보드의 램을 128KB로 증설하면 1메가전용 메가램 카트리지로 쓸 수 있습니다.

SCC-I가 SCC 사운드 하위호환이 되기 때문에 사라만다, 파로디우스 같은 게임을 구동하는 용도죠.


그 외, SCC롬팩을 개조해서 512KB FlashROM을 넣으면, 현존하는 코나미의 게임은 다 실행가능한데요.

2000년대에는 이런 SCC플래쉬롬팩을 만드는 게 유행이었네요.


써놓고 보니 서론이 좀 길군요 ㅎ.ㅎ


롬 에뮬을 요약하면,

- 메인램 64KB 또는 메모리 매퍼 사용

- 메가램 카트리지 사용

- 플래쉬롬 카트리지 사용


나머지 롬 에뮬 얘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2026년 9월 23일 수요일

21세기 MSX 활용 #6 - SDHC 32GB

SDHC는 'SD High Capacity'를 의미합니다.

기존 SD 메모리의 용량 한계를 늘리기 위해, 메모리 주소를 컨트롤하는 방식을 확장한 것인데요.

기존의 SD는 SDSC (Standard Capacity)로 부르기도 합니다.


SDHC의 용량은 4GB ~ 32GB입니다.

MSX-DOS2에서 드라이브 8개를 모두 FAT16 4GB 파티션으로 채우면 -> 4GB x 8 = 32GB

SDHC 한개로 MSX 최대 용량을 커버할 수 있게 됩니다. 기가막힌 사이즈! ㅎ.ㅎ


이 많은 용량을 어디에 쓰나요? 라고 하실 분도 계시겠네요.

저는 MP3랑 대용량 MV로 팍팍 채워놨습니다요.

제가 486 때 쓰던 HDD가 270MB였는데, MSX에서 180MB짜리 MV파일을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ㅋ


MMC Disk를 처음 만들었을 때에는 MMC 256MB 메모리도 '넉넉해서 좋구나'의 느낌이었죠.

MMC/SD V2때는 MMC는 이미 단종되고 SD 2GB 메모리가 대세였구요.

MMC/SD V3, V4를 만들 때는 번들 메모리가 SDHC 8GB -> 16GB -> 32GB로 바뀌었던 기억도 납니다.


아마 V4를 구매하신 분이라면 32GB 메모리에 파티션 7개만 설정되어 있는데요.

이게 본체의 FDD를 활용하려면 마지막 드라이브 문자(H:) 1개를 남겨야 해서 7개만 세팅되어있어요.

V4랑 FDD를 함께 쓰는 경우가 별로 없다면, 그냥 4GB 파티션을 추가해서 쓰셔도 좋겠습니다.

저는 그렇게 쓰고 있어요. FDD는 단독으로 쓸 때만 사용하구요.


그나저나 MMC/SD V3 때 SDHC로 갈아탄지 12년째인데...

언젠가는 SDHC도 단종되겠죠? 미리 쟁여놔야하나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ㅋ


디스크에 관한 얘기만 연속으로 5편을 썼네요. 이번 글로 디스크 얘기는 END입니다! ㅎ.ㅎ


그럼, 다음 편에서...


2026년 9월 22일 화요일

21세기 MSX 활용 #5 - FAT16

turboR의 빠른 CPU와 MMC/SD 같은 고속 디스크, 이것만으로는 MSX를 갖고 놀기엔 충분할까요?

물론 메가램, 2DD 에뮬 등의 게임 실행의 편의성은 탑이라고 봅니다만, 그 외는 어떤가요?


MSX가 지금도 사용하기 편한 8비트 컴퓨터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래 2가지라고 생각합니다.

-> MSX-DOS2, FAT16 지원 패치


만약 MSX가 다른 평범한 Z80 컴퓨터처럼 CP/M만 쓸 수 있었다면, 실기를 켜는 것도 귀찮아했을 듯요ㅋ


CP/M은 레코드 단위의 처리라서, 레코드 크기 128바이트 x 16비트 레코드 번호로 최대 8MB까지 쓸 수 있는데요.

(CP/M 3.0에서는 18비트로 늘어서 32MB까지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MSX-DOS는 CP/M 2.2의 BDOS API에 추가로 MSX-DOS 전용의 논리섹터 R/W가 들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512바이트 x 16비트 섹터 번호 조합이라, 최대 32MB로 출발합니다. 좋아요~


게다가 MSX가 출시된 시기가 늦은 탓에 표준 FDD도 3.5인치 2DD를 쓰게 되었죠.

MS-DOS의 FAT12 디스크를 MSX에서 그대로 쓸 수 있는 '무적의 카드'를 하나 들고 나온 셈입니다.


이 후 MSX-DOS2에서는 서브디렉토리와 파일 핸들이 추가되었고, 메모리매퍼용 확장 BIOS도 들어갔죠.

1988년에 나온 MSX2+, MSX-DOS2, 메모리매퍼 조합으로, MSX에 필요한 기능은 다 있었다고 보면 됩니다.

당시 국내에서는 교육용 컴퓨터가 16비트 XT로 정해지면서 접하기 힘든 조합이라서...

이건 저도 90년 중반에 에뮬로 겨우 경험을 해봤네요 ㅎ.ㅎ


MSX에서 드라이브 8개를 쓸 수 있으니까, 32MB x 8개 = 총 256MB의 디스크를 쓸 수 있는데요.

드라이브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소소한 불편을 제외하면 8비트 컴퓨터로는 충분한 용량을 봐도 됩니다.

물론 크면 더 편하겠죠? ㅎ.ㅎ


2000년 초에 DOS2용 FAT16 패치에 관한 소식이 들렸지만,

당시에는 제게 GT도 없었고 대용량 디스크도 없던 때라서 딱히 관심이 없었는데요.

그냥 메가램(디럭스박스)에 FDD로 롬만 로딩하면 OK였던 시절...ㅋ


2006년에 1chipMSX가 출시 되었을 때,

디스크롬에 FAT16 패치가 적용되어 2GB SD카드를 단일 드라이브로 쓰도록 되어있더라구요.


지난 히스토리를 찾아보니, FAT16 패치 v0.12에서는 버그들이 다 수정되어 안정버전이 된 듯 했습니다.

FAT16 패치는 커널에서 디스크 R/W 호출 시, 논리섹터 번호를 16비트에서 23비트로 확장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섹터 512바이트 x 23비트 = 4GB, FAT16 최대사이즈를 처리할 수 있도록 된 거죠.

물론 확장된 섹터 번호를 처리할 수 있도록 디스크롬도 개선이 되어야합니다.


paraMSX의 디스크 에뮬에 대충 구현해서 돌려보니, 문제없이 파일을 R/W 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 문제라면 기존 FAT12 디스크에 비해, 동작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는 것 정도?

FAT의 클러스터, 섹터 계산량이 늘어나니 Z80 3.58MHz로는 힘겨운 느낌입니다요.


2007년말에 MMC/SD Drive V2.2를 설계하면서,

SD카드 슬롯을 2개를 넣고 두번째 SD카드는 FAT16 단일 파티션으로 쓰도록 했습니다.

SD카드 #1은 FAT12용 32MB 드라이브 3개를 마운트 -> A: B: C: 

SD카드 #2는 FAT16용 2GB 드라이브 D:


turboR에서 테스트해보니, FAT16쪽 드라이브가 조금 느릿한 느낌은 있지만 쓸만한 수준이더라구요.

속도가 필요한 프로그램들은 A: B: C: 드라이브에 몰아넣고,

FAT16 D: 드라이브에는 롬, 디스크 이미지, 각종 음악파일(MID, MP3 등)로 가득 넣으니 좋더라구요.


이제야 MSX를 자주 만질 수 있는 환경이 된 듯 했습니다.

디스크 속도,용량이 turboR의 발목을 잡지 않으니, 제대로 풀 파워~~를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요!


2008년에는 MMC/SD V2가 대량으로 제작이 되어서, 많은 분들이 2대 이상을 쓰는 분위기였는데요.

이 때쯤 두번째 MMC/SD의 SD카드 2개를 모두 FAT16으로 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게 됩니다.

MMC/SD #1: SD #1 -> A: B: C:

MMC/SD #1: SD #2 -> D: FAT16

MMC/SD #2: SD #1 -> E: FAT16

MMC/SD #2: SD #2 -> F: FAT16


MMC/SD V2 두대로 32MB x 3 + 2GB x 3 이렇게 쓸 수 있죠.

제가 2015년 중반까지 9년을 이렇게 쓰면서, 딱히 부족함을 못 느낄 정도였느니...

MSX에서 이 정도면 충분한 환경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편한 것도 계속 쓰다보면 불편한 게 생기잖아요?

그렇게 격변의 2015년을 맞게 됩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