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동에서 준성님 "미디 음악..." 글이랑 낄라님 "그거 집에 있잖..." 글을 읽다보니,
문득 제가 터보알을 샀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ㅎ.ㅎ
음... 글만 주르르... 보시면 심심하니까 사진 하나 투척합니다. ㅋ
터보알 + MIDRY MIDI player + 롤랜드 SC88 VL 이 나오는 모습이에요... (클릭하면 쬐금 커집니다.)
회사 입사(2001년) 전까지는 집에 MSX라고는 대우 IQ 2000 한대 뿐이었습니다.
키보드가 맛이 가서, 가끔 조이스틱 꽂고 이스3 원코인(?) 클리어하는게 전부였던 기기였습지요.
(지금은 X-II 키보드로 장기이식 받아서 쌩쌩합니다.ㅋ)
뭐 IQ 2000 좋긴 하지만, 국딩 때부터 신나게 써왔던거라, 그다지 실기를 쓴다는데엔 미련이 없었구요.
fMSX 에뮬로 이것저것 돌려보는걸로 MSX 인연을 이어가던 정도였습니다.
아마 90년 중반에 fMSX 에뮬레이터가 나온건 많이 아실텐데요.
그 때쯤 에뮬에 관심이 생겨서 fMSX 소스로 윈도용 paraMSX 에뮬도 만들고,
만져보지 못했던 MSX 기기들을 에뮬로 접하면서 참 재미있었어요.
이것저것 만지다가, MSX-DOS2 라는게 있다는걸 알게 되었는데,
이게 가만 보니, 서브디렉토리도 쓸 수 있고, 대용량 메모리도 지원되고... 신기하더라구요. 흐흐...
음... 실기에서 돌려보면 286 정도 느낌이 나려나, 궁금하기도 하고,
에뮬레이터만 수년 쓰다보니, 실기도 다시 만져보고 싶고 뭐 그랬습니다.
그.래.서.
본체를 한대 구했었지요. 터보알은 아니고, A1-WSX 모델이었습니다. MSX2+ 죠.
사실 터보알 생각도 있었는데, 당시에도 국내에서 터보알 구하는게 쉽지않았습니다. 으어~~
암튼 그 때 샀던 WSX 아직도 잘 쓰고 있어요. (개발/테스트 용도지만...ㅋ)
저기 위의 사진에 보시면, 왼쪽 흰 수건에 덮힌 놈(?)이 있는데, 그게 WSX입니다요.
WSX가 램이 64KB라서 이대로는 MSX-DOS2 구동이 불가능하니까,
일단 램부터 512KB로 늘렸습니다. 참고로 WSX 메인보드 자체는 64KB 또는 256KB으로 쓸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512KB로 만드는 방법은 구글링하면 쉽게 찾을 수 있었구요.
그 담엔 DOS2를 구해야하는데... 이것도 야매로 만드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간단한 16KB 매퍼에 64KB 짜리 롬하나 붙이는거죠.
참고로, 오리지날 ASCII DOS2 카트리지는 내부가 확장슬롯으로 구현되어있고,
DOS2 DISKROM + KANJI DRV + Mapper RAM 256KB 세트로 들어있습니다.
(음... 실제로 본적은 없어요. ㅋ)
야매 DOS2 롬은 일반 메가롬팩(매퍼 + 롬)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RAM은 본체에 128KB 이상 들어있으면, 부팅되니까 굳이 ASCII DOS2 카트리지를 살 필요는 없어요.
KANJI DRV도 왠만한 일제 MSX2에 기본으로 내장되어있구요.
그래서 완성된게 아래 사진입니다.
몽대륙과 DOS2가 합체 -_-
스위치가 하나 보이는데요. 요걸 눌러서 몽대륙/DOS2 전환이 가능합니다. ㅋ
여.기.서. 잠시
제목에 turboR 어쩌구라고 썼으면서, turboR은 언제 나오나요? DOS2 지겨운데...
라고 생각하실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첨에 사진하나 올렸잖아요. 좀만 기둘리세요. ㅋ
다시 이어갑니다.
룰루루~ 드뎌 DOS2 완성이구나. 흐흐흐...
아... 실기 MSX에서 DOS2 부팅을 볼 수 있다니 ㅎ.ㅎb
근데, 즐거움은 채 5분을 못 갔어요. ㅜ.ㅜ
와... 진짜!! 레알!! FDD로는 못해먹겠다 ㅠ.ㅠ
컴터가 느려서 심장이 멎을 것 같았지요.ㅋ
아... 이 기분은 1989년 쯤 저희 외할아버지께서 "속에서 천불이 나는구나!" 라고 하신 때와 동일한 느낌이었습니다.
음... 중딩 때 IQ 2000 + FDD에서 언데드라인 오프닝 데모를 보는데,
뒤에서 보시던 외할아버지께서 외치신 말씀이었습니다.
얘기가 옆으로 샜군요.
암튼, 그 때 내린 결론은 MSX-DOS2는 실기로는 무리구나... 였습니다.
왜 유럽애들이 7MHz 개조얘기를 많이 했었는지 이해가 가더라구요.
그리고 떠오른 생각!!
그렇다면 터보알 CPU 속도에서는 DOS2가 쾌적하지 않을까? 으흐흐...
드뎌 MSXturboR A1-GT가 등장합니다. -_-
몇달을 옥션에서 잠복한 끝에 A1-GT를 구했습니다. 하핫...
램 512KB, 미디, PCM, 내장 롬/램디스크, 최강의 머신 후덜덜...ㅋ
정말 빠르더군요. FDD는 여전히 느렸지만, DOS2랑 프로그램 동작 속도는 상상밖의 속도였습니다.
내장 롬디스크로 빠르게 부팅이 가능하고, 내장 램디스크가 배터리로 백업되기 때문에,
간단한 프로그램 몇개 넣고 쓰기에는 에뮬레이터만큼 편했습니다. ㅎ.ㅎb
음, 이제 겨우 DOS2 쓸만한 환경이 되었군. 후훗...
데스크탑 본체에 연결되어있던 미디 모듈(SC88 VL)도 터보알로 옮겨서, 음악도 듣고~
암튼 쓸만한 환경이 되었습니다.
IQ 2000, WSX 는 가끔...(진짜 가끔요.) 심심할 때 게임 한판씩 하는 정도였는데,
터보알 장만이후로는 좀 바꼈습니다.
에뮬레이터를 멀리하고 실기를 주로 쓰는 방향으로요.
또 그렇게 이년쯤 지나고나니, 슬슬 한계가 왔습니다.
FDD 대체할만한게 있어야겠구나. 좀 빨랐으면 좋겠는데... 선라이즈 IDE를 구하는것도 귀찮고 ㅋ
그 때쯤 MMC 카드라는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크기도 작은데 용량이 32MB가 넘네... 이걸 MSX에서 쓰면 좋을텐데...
그러다 MMC Drive 만들게 되고, 2DD 디스크 게임도 MMC로 돌려보고...ㅋ
2007년 쯤에는 준성님의 MPX 카트리지가 나오면서, MP3도 들을 수 있게 되었구요.
MP3 재생하려니 MMC Drive 속도가 아쉬워서, MMC/SD Drive v2도 만들게 되었고...
그러다가 지금의 환경이 되었네요.
음... 두서없이 생각나는데로 써봤습니다.
결론은 turboR이 짱이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요. ㅎ.ㅎㅋ
그럼, 즐거운 밤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