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9일 목요일

빠른 8BIT 컴퓨터가 필요한 이유가 뭐에요?

일주일 전에 파라동에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빠른 8BIT 컴퓨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왜 필요한지 이유를 여쭤보았는데요.

필요한 이유를 적어주신 분은 아무도 없었구요 ㅎ.ㅎ


만약 빠른 컴퓨터가 나온다면 '이런 기능이 있으면 활용가능' 등의 의견을 주신 분이 2명 계셨습니다.

재밌게도 두분의 댓글 내용이 똑같았는데,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동작 속도를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기능: 기존 게임 진행 시 동작이 느린 경우 플레이 속도를 올려줄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건, 시스템 속도를 조절하더라도 그래픽, 사운드, 주변 H/W가 오동작하지 않도록 되어야겠지요.

그리고 게임 진행도 적당히 빨라져야합니다.

기존 트윈비, 악마성 드라큐라, 메탈기어 등의 게임들을 turboR 고속모드로 구동해보신 분들은 이미 경험해보셨으니 잘 아시겠죠? ㅎ.ㅎ


네, 이게 전부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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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보너스입니다.


지난 20년간 "빠른 CPU에 그래픽, 사운드가 향상된 MSX가 나오면 좋겠다" 이런 얘기는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만...

"그런 컴퓨터가 나오면 뭘 하실거에요? 빠른 컴퓨터가 왜 필요하세요?"라고 대놓고 여쭤보지 못했습니다.

왜 그런 얘기를 하시는지도 알고 있고, 그런거 물어보면 대화만 중단된다는거 알고 있으니까요 ㅎ.ㅎ


뭐, 우리도 그렇고, 외국 유저들도 마찬가지인데요.

고성능 8비트 호환 컴퓨터가 나온다고 해서, "내가 거기에 맞는 S/W를 만들겠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결국 초기 번들된 데모 프로그램 한두개 외엔 딱히 할 게 없을거에요.


근데 이 컴퓨터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뭐냐면요.

오리지널 기종(예: MSX, 애플2, ZX 스펙트럼, 코모도어64 등)과 비교하면 엄청난 고성능이겠지만,

현재 여러분들이 쓰시는 데스크탑, 노트북, 휴대폰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한 성능입니다.


결국 고성능 8비트 컴퓨터로 나오게 될 S/W는 20년전 윈도XP 시절에 썼던 프로그램들 수준에도 못 미치게 될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빠른 8비트 컴퓨터로 멋진 그래픽에 MP3로 BGM을 넣어서 게임을 만들더라도,

돌아오는 반응은 "수고 많으셨어요!" 정도의 덕담으로 끝날겁니다.

누군가가 웹브라우저를 만들어도, 이걸로 네이버 카페에 접속해서 글을 읽는 사람이 있을까요?


활용할 S/W가 개발이 안되는 것도 문제입니다만,

막상 S/W가 개발되어 나오더라도, 내가 활용할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컴퓨터나 휴대폰에 에뮬레이터를 설치해서 쓰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렇게 쓰는게 제일 활용도가 높으니 그런거지. 뭐, 딱히 다른 이유가 있겠습니까요? ㅎ.ㅎ


아마 이런 질문을 하실 분도 계실 듯 한데요.

'고성능의 MSX3가 나오면, MSX1 용 게임을 제작할 때에도 더 편리하지 않을까요?'

저의 답변: 그냥 PC(데스크탑, 노트북)에서 개발하는게 훨씬 편하고 빠릅니다.


그럼, 즐거운 밤 되셔요~ ㅎ.ㅎ/


2023년 11월 4일 토요일

오랜만에 구버전의 paraMSX를 실행해보았어요!

지난주 파라동에서 펜티엄III 노트북을 나눔으로 받아왔습니다.

사양은 펜티엄 III 900MHz, 램 256MB입니다.


디스플레이가 망가진 상태라서, 힌지째 분리 후 외부 LCD 모니터에 연결해서 사용합니다.

누락된 INS키캡은 그닥 쓸모없는 'Sys Rq'키캡으로 바꿔 달았더니 쓸만하네요! ㅎ.ㅎ


옛날 노트북에는 옛날 프로그램을 깔아주는게 좋겠죠?ㅋ

그럼, paraMSX v0.48b 버전을 실행해봅니다. 잘 돌아가네요! ㅎ.ㅎ

(노트북 아래에 있는 X-II랑 WSX는 신경쓰지 마세요. 그냥 노트북 받침대입니다 ㅎ.ㅎㅋ)




실제 동작 모습은 아래 영상으로 구경하셔요~



그럼, 즐거운 주말되셔요~ ㅎ.ㅎ/


2023년 10월 30일 월요일

지난 20년 개발의 추억 #4 - MMC/SD Drive V3

추억팔이 #4편이 나갑니다요~ ㅎ.ㅎ


이전글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https://sharksym.blogspot.com/2023/07/20-1.html

https://sharksym.blogspot.com/2023/08/20-2.html

https://sharksym.blogspot.com/2023/10/20-3.html




[본론]


11. MMC/SD V3 제작


2007년에 MMC/SD V2가 나온지 8년이 지났네요.

저의 MSX 환경은 1024KB램 증설된 A1GT와 확장6슬롯으로 조금 지겨워지고 있었습니다ㅋ

주변기기는 MMC/SD V2 + SCC-I + MoonSound + MPX + RS-232C + Music Module 조합으로 붙박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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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들이 하나 둘 쌓이다가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필요한 기능을 모아서 새로운 MMC/SD를 만들어보자!'


참고: 이하 MMC/SD Drive V2 및 V3는 V2, V3로 줄여서 쓰겠습니다.




11.1 메가램 합체


게임을 위해, 메가램이든 플래쉬 롬팩을 쓰다보면 조금 귀찮은 부분이 있습니다.

본체를 리셋하더라도 메가램에 다운로드된 게임이 재구동 되니까,

본체전원을 끈 후 메가램의 내용이 지워(파괴)지도록 조금 기다렸다가 다시 켜야하는 작업이죠.


그냥 본체리셋만으로 메가램의 재실행을 방지하고 DOS로 부팅되면 편하지않을까요?

사실 이건 V2에서 플래쉬롬을 멀티롬(디스크롬 + 게임롬)으로 바꿔서 구동하는 기능으로 이미 구현되어있어요.

V3에서는 여기에 메가램을 추가하는겁니다요ㅋ


메가램/롬 매퍼는 최대 2048KB이구요. FlashROM 1024KB + SRAM 1024KB 조합입니다.

실제 V3 보드에는 FlashROM 1024KB x 2 + SRAM 512KB가 들어갑니다.

SRAM은 1024KB로 확장이 가능하구요. (약간의 납땜 작업이 필요합...니다.)


V3에서는 전원을 켜면 항상 DOS2 디스크롬으로 구동이 되며,

MMCSD.COM 프로그램으로 ROM을 다운로드 후 메가램 모드로 전환 재부팅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메가램 모드로 바뀌면 디스크롬은 보이지않게 됩니다.

소프트 리셋을 하는 경우는 메가램 모드가 계속 유지되구요, 하드 리셋의 경우에는 디스크롬 모드로 복귀됩니다.


이제 좀 편해졌군욤~ 흐흐...



11.2 서브롬 


V2의 메인 플래쉬롬을 쪼개서 구현한 멀티롬 기능은 V3에서 삭제됩니다.

대신 별도의 1024KB의 플래쉬롬을 넣어서 전체를 하나의 게임팩처럼 쓸 수 있도록 해봅니다.

가끔 쓰일 경우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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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하며 넣었는데요.

나중에 이 서브롬을 이용해서 KOEI 게임의 롬 + SRAM 모드를 구현하거나,

1.5MB 등의 사이즈가 큰 롬을 플래쉬롬과 SRAM에 나눠 다운로드해서 구동하는 모드가 들어가게됩니다.

(서브롬 안 넣었으면 어쩔뻔?ㅋ)



11.3 디스크 파티션 변경


V2에서는 최대 2GB의 SD(SDSC)를 720KB씩 분할해서 할당하는 파티션(최대 4095개) 개념을 넣었는데요.

V3에서는 고용량의 SDHC를 지원하게 되어서, 이 방식을 포기하게 됩니다.

만약 이 방식으로 32GB의 SDHC를 720KB로 분할하면, 대략 4만6천개의 파티션이 생성되는 사태가 벌어지겠죠 ㅎ.ㅎ


PC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디스크 파티션을 그대로 사용하도록 변경되었구요.

해당 파티션은 자동으로 디스크 드라이브로 마운트됩니다. A: B: C: D: ... 이런순으로요~


참고로, 메인 플래쉬롬의 롬디스크를 A: 드라이브로 마운트하는 기능은 여전히 지원됩니다.

이 경우에는 SD카드가 B: C: D: E: ... 순으로 밀리게 되겠네요.


A: 드라이브는 DOS2 부팅을 위해 FAT12로 포맷이 되어야합니다.

V3의 롬디스크로 부팅해서 SD카드 초기화(INSTALL) 작업을 진행하면,

자동으로 32MB 파티션을 할당하고 FAT12로 포맷이 되니까 참고하셔요.



11.4 FDD 에뮬 변경


V2에서는 부팅 드라이브(A:)의 파티션을 2DD로 할당된 파티션으로 바꿔서 FDD 에뮬을 했습니다만,

이제 이 방식은 쓸 수 없으니, 다르게 구현해봅니다요.


일반 파일로 저장된 디스크 이미지(*.DSK)를 그대로 R/W해서 FDD 에뮬을 처리하는 것이죠.

PC용 MSX 에뮬(예:paraMSX)에서 DSK 파일을 마운트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입니다. 멀티디스크 지원도 동일하구요.

실기에서 구동된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죠 ㅎ.ㅎ


물론 뭐, MSX 실기에서 이걸 구현하려면...

DOS2와는 별개로 V3의 디스크롬에서 FAT12/FAT16의 디렉토리, 파일 엔트리를 처리해야 하니까 조금 부담이 됩니다.

근데 이렇게 하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 없으니 Z80 풀파워로 구현해봅니다요 ㅎ.ㅎ


아마 사용자 입장에서도 이렇식의 FDD 에뮬이, 가장 직관적인 사용법이 아닐까싶으네요.

약간의 걸림돌이라면, 기존 V2에서 만들어뒀던 SD카드는 V3에서 못 쓴다는 점이겠죠ㅋ



11.5 turboR 최적화


V2에서  디스크 속도에 대한 큰 불편함은 없었는데, V3에서는 대용량 FAT16 디스크를 주로 써야하구요.

메가램 로딩, FDD 에뮬 등으로 디스크 R/W 부담이 늘게 되니, 디스크 속도를 올려야 덜 답답하겠더라구요.

기리고, turboR 구조에서 이득을 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결론적으로 turboR에서 디스크 Read 속도가 약 530KB/sec 정도가 되었습니다.

MSX2/2+에서는 속도가 155KB/sec 쯤 됩니다. 

V2의 속도가 130KB/sec 수준이었으니, turboR에서 V3는 상당히 쾌적하게 되었습니다~


MSX2/2+에서는 V3가 V2보다 조금 빨라진 정도니까, FAT16 드라이브를 쓰려면 좀 인내심이 필요합니다요.

사실 Z80 3.58MHz로는 좀 버겁습니다.



11.6 GameRunner


기존 GameRunner는 본체의 메인램과 VRAM을 사용하는 GRUN.COM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과 비슷한 방식으로 V3의 메가램을 활용하는 GameRunner가 추가해봅니다.


기존 GRUN 프로그램이 V3의 추가기능을 지원하는 방식은 아니구요.

V3 전용 툴(MMCSD.COM)에 V3용 GameRunner가 포함되는 방식입니다. (MMCSD.COM의 /G 옵션 사용)



11.7 외부 SCC 사운드 처리


V2에는 SCC 칩이 들어있어서, 코나미 게임을 실행할 때 SCC 사운드를 그대로 들을 수 있습니다.

근데 V3에서는 SCC가 없어요ㅋ

대신 메가롬 및 GameRunner 모드에서 다른 슬롯에 장착된 SCC 사운드를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갑니다.

물론 다른 슬롯의 기기(SCC)니까, 이걸 H/W적으로 처리는 불가능하구요. S/W 패치로 구현하게 됩니다.

MMCSD.COM에서 롬파일을 다운로드할 때, 다른 슬롯에 SCC가 발견되면 해당 기능이 자동으로 롬패치되어 구동됩니다.




[결론]


V2를 수년간 쓰면서 불편(귀찮아)했던 것들을 개선하고, 대용량 SDHC를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드는게 주목적이었네요.

그렇게 2015년은 쓰윽~ 흘러갔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요~ ㅎ.ㅎ